것들/읽은 것들

'세이노의 가르침'

Entkommen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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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어릴 때 수학과외 선생님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알려준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사실 몇 장정도 읽어보다가 재미는 있었지만 끝까지 읽지는 못했고, 자연스럽게 잊게 되었다. 하지만 그 짧게 읽었던 부분도 꽤나 인상깊었던 책이었고 나중에 꼭 다시 읽어봐야지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컴퓨터 파일을 뒤지다가 꽤 최근에 다시 받아뒀던 세이노의 가르침 파일을 보게 되었다. 이전에도 이북으로 돌아다녀서 봤던 것 같은데 시간이 남는 겸 빠르게 읽고 싶었던 부분들을 골라 읽기 시작했다. 발췌 해서 읽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고 유익해서 그냥 그자리에서 쭉 읽어내려갔다. 

 

이 책은 세이노라는 필명을 쓴 작가가 인생에 대해 전반적으로 기술한 일종의 자기계발서이다. 직설적인 문체로 당시에도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에 와서도 세이노의 가르침이라고 하는 이 책이 다시 회자되는 것을 봐서는 정말 잘 쓰여진 책인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진로에 대해 고민을 뒤늦게 다시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일종의 나침반 역할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읽는 내내 집중해서 읽었다. 아직 다 끝내지는 못했지만 끝내는 과정에서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감상으로 남기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과거의 나로 돌아가는 것

 

 늘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어떤 선택을 했을까?'  사실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혹은 매일같이 생각할 것이다. 단순히 후회가 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호기심에서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웹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귀물 등의 인기를 보면 기본적으로 인간심리의 기저에 깔려있는 욕망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이다. 결국 내가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그 선택으로 인한 결과이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다음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내가 못살고 힘이들고 절망스럽다고 해도 그것이 곧 10년뒤에 나도 절망스러울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침에 일어나 시작한 명상과 요가는 좀더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명상과 요가가 성공한 투자자들이나 기업가들에게 중요한 루틴인 것을 일부나마 느끼고 있다. 또 내가 원체 잡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 생각들을 다스리고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 그리고 그 중요한 것에 집중을 하게 해주는 루틴이 참 소중하다. 

 

 현실을 인정하되 포기하지 않는 것

 

 현재는 모종의 이유로 시골에서 3년을 강제로 보내야하는 처지가 되었다. 내 스스로가 시골 출신임에도 이 지역의 소위말하는 '민도'라는 것이 참 견디기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이런 말을 하는 내 스스로가 혐오스러워 질 정도로 이 곳에 오고나서 나는 참 차별적인 사람이 되었다. 시끄러운 아파트 이웃들과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 어떻게든 공짜로 무엇인가를 얻어내려고 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지역 전체에 대한 일반화가 이루어진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아내와 , 많아진 독서시간으로 인해 읽게된 여러 책들이었다.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저자가 어릴 때 바닥까지 경험해보았던 것이 그에게 있어 수많은 도전을 하게 해주었던 원천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나는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학창시절을 울면서 보낸 적도 많았고 , 죽음에 대한 결심도 수없이 많이 했었다. 

 

 다만 그러지 못한 것은 죽음을 맞설 용기가 나지 않아서 였다. 고 생각하며 20대 중반까지 버텼다. 그러한 상황을 이겨내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없다고 어린나이에도 생각을 했고 실행에 옮겼다. 사실 시골에서는 굉장히 괜찮은 아웃풋으로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이 펴지고 고민이 사라져야 할 지금인데 , 사실 고민과 번뇌는 더욱 많아지는 상황이었다. 대학생활동안 나를 괴롭혔던 것은 다른 친구들의 집안과 나의 집안을 비교하는 것이었다. 

 

 이런 마인드로 살아오다보니 당연히 쉽게말하면 타성에 젖은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성공'이라던지 '자기 계발'이라던지 하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고 나는 '그래도 좋은 대학에 들어왔고, 이정도면 충분하지' 라는 마인드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작년에 1년은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면서 내 직업이 힘들긴 해도 들어오는 돈에 만족을 하며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깊은 고민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갑자기 생긴 큰 돈에 정신을 못차리고 절제하지 않고 생활을 하다보니 버는 돈은 있는데 이상하게도 빚은 계속 늘어가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하지만 운명처럼 아내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고 , 그 때부터 나는 스스로의 사고를 정말 개조하다시피 싹 다 바꿔야 했다. 아내에 대해 글을 쓰다보니 내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는데, 사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다가 아내 생각이 많이 났다. 

 

 내가 본 사람 중 제일 진취적이면서도 마음에 중심이 서있어서, 나처럼 자기비관이나 무기력 우울에는 쉽게 빠지지 않는 스타일인 사람이다. 그 덕분에 내가 이 3년의 삶에 대해서도 비관에 빠지려고 할 때 다시 긍정적인 면모를 보고 자기발전의 시간으로 삼고자 결심하기도 했다. 

 

 실제로 티스토리를 통해 작게나마 수익이 쌓이고 있고, 그 속도는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이다. 결국 결핍에서 의욕이 생겨나고 그 의욕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것 같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것은 그것을 생각만 하느냐 실행으로 옮기느냐의 차이. 그런 면에서 사실 아내가 나의 모범이 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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