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들/읽은 것들

토스팀의 여정 , <유난한 도전>

Entkommen 202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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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토스팀에서 나온 <유난한 도전>이라는 책에 대한 추천을 보았다. 

 

"상인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풍요를 공급하는 데 있다" 

 

 고스트 프로토콜. 이라고 이름 붙인 방법을 통해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8번의 실패 끝에 토스를 탄생시킨 그들의 이야기는 이전부터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바로 창업에 뛰어든 이승건 창업자의 이야기는, 지금 내 상황에 맞물려 늘 알수없는 열기를 마음속에 지피고는 했다. 그냥 남들이 인정하는 안정적인 길 그런 길보다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 , 그런 사람들과 같이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늘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회사는 어디인가? 라고 스스로 질문할 때 나는 주저없이 토스를 꼽을 수 있다. 그들이 한 서비스 중에 1)간편송금 2) ATM 출금 3) 토스뱅크 외국인 개설 가능은 매우 마음에 들었고, 주로 타 회사와 제휴를 통해 유치한 서비스들은 내가 믿고 사용한 토스라는 브랜드에 걸맞지 않는 기능과 번잡함으로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토스인슈어런스 DB외주 때문인지, 토스 인슈어런스 이름을 달고는 있지만 과정이나 결과가 사실상 토스랑 아무 상관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경우, 이전에 부동산 PF로 이름을 알린 테라와의 제휴 등.,)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나는 그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고 늘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있다면 무조건 읽고싶다 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가 꼭 읽어야 할 책이 되었다. 

 

 이 책은 창업자인 이승건씨가 직접 쓴 것은 아니고 토스팀의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나 자서전 스타일의 문체로 엮어 낸 기록이다. 첫 장에서 소설스러운 문체로 창업자가 공중보건의를 끝내고 개원을 고민하던 시절을 보여주며 시작하는데, 해당 부분이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과 너무 비슷해서 '이 책은 꼭 다 읽고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실패의 기록

 첫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비바리퍼블리카 구성원들은 고스트 프로토콜이라는 방법을 통해 서울 곳곳에 흩어져 사람들을 관찰하며 아이디어를 수집한다. 그 중하나가 토스이고 , 페이스북 광고 집행시 보여주는 반응도가 남달랐던 서비스였기에 그렇게 토스를 시작하게 된다.  

 

 읽으면서 같이 울고 웃고 와! 하며 내면의 함성을 지르게도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창업'이 하고 싶어졌다. 지금 글을 쓰며 기억나는 부분은 카카오가 토스의 간편송금 이후 Bank Wallet for Kakao라는 이름의 서비스가 론칭되면서 , 심지어 그들은 큰 은행들의 지원과 함께하면서 토스의 창업자도 좌절에 빠지게 되는 장면이다. 

 

 그렇지만 "싸우다 망하면 유명해지기라도 하겠다"는 마음으로 대책을 마련한다. 사실상 뜯어보니 그들의 서비스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고, 계좌를 입력하는 등 과정이 만만치 않았고 따라서 그렇게 성공하지 못할 것 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렇게 그들의 서비스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없어지는 과정에서 토스팀은 시간을 벌었다. 

 

 다행히 규제혁신의 흐름에 맞물려 대통령 등 관계부처가 자리한 곳에서 그들의 도움을 이끌어 냈고, 이전에 금융규제로 멈추어야 했던 서비스를 다시 재개하게 된다. 

 

 그렇게 몇 개의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연계하여 서비스를 재개했으나 , 좋은 retension(유지율) 율에도 불구하고 활성화율은 저조했다. 유일한 방법은 여러 은행들을 직접 하나하나 영업하여 뚫는 것 그 와중에 들은 말들은 " 당신이 얼마나 무모하고 말도 안되는 서비스를 . . 시장을 교란하기 전에 빨리 포기하라" 등이었다. 

 

 나는 이 말을 내가 직접 들은 것도 아닌데 참 기분이 안좋았다. 꽉막힌 50대 임원진들 , 그 세대의 감성이 우리나라를 좀먹고 있다는 생각은 오래전 부터 하고 있었는데 , 아무것도 아닐 수도있겠지만 나는 이 문장을 보면서 참을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다. 그 은행 임원이 토스의 성장세를 보며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토스가 크기 전에도 페이팔 등 간평송금 결제 서비스들은 전세계를 휩쓸고 있었고, 토스뱅크가 출범하기 전에도 독일의 N26등 핀테크 기업들은 전세계 적으로 유명해지고 있었다. IT강국이라고하는 허명에 쌓여서 , 정작 IT 서비스들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깊이 녹아들어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고위 관료들에 의해 정책들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보며 참 답답한 감정을 이 책을 보며 느꼈다. 

 

 그리고 그나마 넓어진 은행 선택폭에서 최대한 이용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런저런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렇게 인수한 피인수 마케팅 기업의 대표가 말도안되는 폭언을 하고 떠나기도 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마케팅 등으로 인해 100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게 되고, 사무실도 이전을 하게 된다. 

 

 

 사일로 문화 

 

빠르게 실험해 실패하고 , 또 실패한 끝에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

 

사일로문화는 스포티파이의 애자일 모델인 'squad'에서 왔다. PO와 프론트엔드, 프로덕트 디자이너, 데이터 애널리스트 등 필요한 사람 6-12명의 단위를 말한다. 사일로라는 단어자체는 격납고 등의 폐쇄된 공간을 의미한다. 각각의 팀이 하나의 스타트업처럼 기능하면서 동시에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구조.

 

 토스에 대해 찾아봤을 때 가장 많이 들은 것도 이 사일로문화이다. 단순히 팀으로 나눠서 일을 진행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보다 세밀한 내용들이 책에 담겨있어 좋았다. 

 

 

 현장감있는 이야기

 이러한 이야기들을 쭉 따라가다보면 토스라는 서비스 이면에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구나, 알게된다. 이야기만 대충 들었을 때 뻔하게 다가오던 실패담들이 그 당시 직접 그들이 작성하던 이메일 등으로 생생하게 나타나니 내가 그 현장을 같이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창업을 한다면, 그렇게 해서 바늘구멍보다도 작은 첫 단계를 안전하게 돌파한다면 과연 그다음에 오는 또 다른 시련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나는 늘 이상과 현실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 이런 책을 읽으며 막연하게 무언가 큰 일을 해내고 싶어지다가도 그냥 한적하게 유유자적 안빈낙도하며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그것이다.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가슴뛰는 데가 있으면서도 , 책을 덮고나면 거기서 끝난다. 그런 의미에서 토스팀의 이야기는 다른 책들 , 영상들보다 좀 더 울림의 크기가 컸다. 

 

 내가 매일 사용하고, 도움받고 심지어 좋아하기까지 하는 이 서비스를 만든 팀에서 내놓은 이 책이 , 창업자가 고뇌하며 책을 탐독해갔던 3년의 공중보건의 생활처럼 내 앞으로의 2년 조금 더 남은 복무기간 동안 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쓴다. 

 

 

 

 

 

알게된 내용 

 

AARRR 

 실리콘밸리에서 활용하는 개념. 스타트업의 성장도와 , 앞으로의 성장 포텐셜을 가늠하는 지표

AARRR

읽어볼 책 

 <브랜딩 불변의 법칙>

-토스팀의 파란색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 책 

'원색을 쓰라, 그리고 주요 경쟁자와 정 반대 색을 쓰라' 토스 팀의 남영철이 경쟁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또올리며  토스팀의 색을 정했다. 

 

<컬쳐 덱 Culture Deck>

 

<공화주의> 마우리지오 비롤리 교수의 책

 - 이승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공화주의 국가의 시민은 법과 규칙을 스스로 만들고 지키는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췄다. 

 

<블리츠 스케일링>

 - 급격하고도 거대한 성장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방식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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