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들/겪은 것들

<자가격리 일지> #1 자가격리 구호물품 구성, 해외입국자의 경우 1회만 가능

Entkommen 2021.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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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월 30일. 자가격리가 시작되었다.

지역 보건소에서 짧은 검사를 마친 후 집에 들어갔다. 이제 진짜 14일간 이 작은 원룸 밖으로는 못 나가겠구나. 

뉴스 혹은 주위에서 들어본 자가격리자들은 뭔가 먼 나라 사람 같았는데 이제는 내가 자가 격리자가 되었다.

자가격리 중 이상한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났는데, 그 썰은 앞으로 포스팅 수를 채우기 위해 남겨놓도록 하겠다.

자가격리 14일 도중 한국에서는 다시 확진자 수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나는 작년에 독일에서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를 생각했다.

대구 신천지신도발 유행을 맞이하던 시기에 나는 한국에 들어왔고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여자친구와의 18일도 앞으로의 자가격리 14일도 모두 다른 세계에서 일어난 일 같았다. 몇 개의 밤이 지나고 나면 정신을 차리고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정말로 힘들었다. 

 

2. 자가격리 중 받은 물품

 1)자가격리 안내 물품(온도계 등)

제일 처음 자가격리앱(강제 위치정보 전송, 백그라운드 상시 오픈해놔야 됨)을 깔자마자 스스로 증상 보고를 했어야 했는데, 온도계가 없어 온도를 쓰는 란을 어떻게 하지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담당자가 전화가 왔다.

 

"증상 기입이 안되어 연락드립니다" .. 

"체온계가 없는데 체온은 어떻게 재나요"

 

하루 뒤 받은 체온계로 잰 채온은 내가 냉동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들쑥날쑥 36도 밑에서 왔다 갔다 했다. 덕분에 안심하고서 기입을 하긴 했지만 그 정확도에는 의심이 가는 2주였다. 

 

 2)각종 레토르트 식품(지자체별로 상이)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카레, 짜장밥이었다. 햇반은 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했다. 해외를 나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눈치보이는 일인데 구호물품이라는 명목으로 음식을 받을 수 있어 상당히 먹을 때 마다 혼자 눈치를 보며 먹었다. 다행히 두 번째 입국할 때는 주지 않는 다는 문자를 받아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다음에 들어온다면 공짜밥 받아먹을 부끄러움은 덜었다고 생각했다. 

 

 

만우절이지만 장난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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